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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1/02  조이시애틀뉴스
[조이문학] 새해, 이순간이 나에게는 ...이경자

이층 화장실 
벽거울을 때어 냈다
 
크다란 동공 여러 개가
무형 인간 눈과 마주쳤다

고개를 갸웃 둥
포개지는 숫자가 점점 두꺼워지는데
무개의 숫자는 내려가고 
 
지난 년말 집안 물건들 반 줄여서
집이 훌쩍 여위고 
마음도 야위어졌다
 
마음가방에 두꺼운 숫자는 빼고
첫발을 옮긴다

흙이 박수를 치자
질경이 신냉이 따라서 콧노래 부른다
단순하고 가볍게 
 
흙탕물 잔뜩 머금은 하늘 
번쩍 빗금 화살 눈에 곶인다
가자, 천천히 뒤 돌아보지 마라



이경자

시인
전 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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