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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
현대차그룹이 6조3000억원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거점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는 예상된 결과지만, 국내 공장의 생산·고용 감소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21일 현대차그룹은 해외 생산이 전체 판매 증가로 이어져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체에 이른바 ‘윈윈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 아메리칸’과 친(親)전기차 정책을 앞세운 미국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관계사의 성장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바이든에 ‘통 큰 선물’…전동화 가속=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은 전동화 전략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다만 어느 공장이 신규 공장의 부지로 낙점될지가 관건이었다.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가능성은 외신을 통해 계속 제기됐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18일 2030년까지 8년간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입한다는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해외 거점 발표가 임박했음을 예상했다. 이후 2025년 상반기 완공되는 미국 전용 전기차 공장의 계획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20~22일)에 맞춰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에 일정에 맞춰 현대차그룹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22일 정의선 회장을 만난다.
▶바이 아메리칸·親전기차 정책 시너지 기대=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생산거점을 먼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유리한 판매 조건을 보장하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 연방정부가 현지 생산 제품을 우선해서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올해 10월부터는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의 생산 부품 비율을 60%로 상향 조정한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50%를 친환경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5만대에서 2030년 602만대로 급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중기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전기차 생산거점도 이 계획의 하나다. 특히 조지아주는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으로서는 최적의 여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의 공장을 유치하며 토지 무상제공과 세금감면, 직업교육 제공 등 총 15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SK온 등 전기차 생산에 핵심적인 배터리 생산공장도 들어섰다. 2009년부터 가동 중인 기아 공장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조지아 효과…국내 생산·고용 증가 예고=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거점이 국내 생산 증가와 부품산업 활성화를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5년 미국 앨라배마공장 가동 후 해외와 국내 생산이 증가한 ‘앨라배마 효과’의 재연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앨라배마 공장 가동 전인 2004년 미국 내 판매량이 연간 70만대에도 못 미쳤지만, 2021년 149만대로 2배 이상 늘었다. 미국 완성차 수출액은 같은 기간 91억8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40억 달러로 52% 증가했다.
미국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으로 인한 국내 부품업체의 미국 진출도 예상된다. 실제 앨라배마 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한일이화, 대한솔루션 등 40개사가 미국에서 공장 운영을 시작했다.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전체 수출액은 2004년 11억7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9억1200만 달러로 6배 이상 커졌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생산과 고용 증가도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거점의 부가적인 효과로 예상했다.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이 본격화하기 전인 2004년 현대차·기아는 국내 공장에서 269만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작년에는 12.1% 증가한 302만대를 생산했다. 직원 수는 같은 기간 8만5470명에서 10만7483명으로 늘었다.
아울러 2007년 5931명이었던 국내 현대차 연구직 인원은 2020년 1만1739명으로 97.9%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중심지인 미국에서 대규모 생산이 이뤄지면 국내 공장과 부품사가 그 시너지를 이어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주헤럴드경제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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