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서재호 변호사가 E2 비자 신청 한국인 등 의뢰인의 자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수십만달러의 피해를 입힌 끝에 결국 워싱턴주 변호사협회(WSBA)로 부터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WSBA 징계위원회는 2000년 5월부터 워싱턴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해온 서재호 변호사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징계위원회의 2014년 1월 23일자 결정문을 공개했다.
조이시애틀뉴스가 최근 입수한 WSBA 결정문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내 사업체 매입을 통해 E2 비자를 취득하려는 외국 국적의 의뢰인을 위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서 변호사는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객의 자금을 변호인 신탁계좌(IOLTA)가 아닌 PI뱅크에 개설한 자신의 개인계좌에 일상적으로 예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WSBA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의뢰인의 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입은 서 변호사 법률회사에 귀속된다는 계약을 체결, 2007년 2월부터 2010년 2월 사이에 의뢰인의 자금이 예치된 PI뱅크에서 총 4만2,723.69달러의 이자를 지급받았다.
하지만 변호사 윤리강령에서는 비신탁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입은 변호사가 아닌 의뢰인에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WSBA는 지적했다.
WSBA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2009년 10월 5일에는 은행에 예치된 의뢰인의 자금을 의뢰인에 알리거나 허락을 받지도 않고 9천달러를 무단 인출,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또한 같은해 10월 21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예치된 의뢰인 자금에서 총 2만달러를 서 변호사 소유 기업체인 '소나'로 송금했다. 이 또한 의뢰인에 알리거나 허락을 받지 않았다. 당시에 '소나'의 은행계좌는 마이너스 상태였다.
이밖에도 2009년 10월 26일에 5만9천달러를 인출하는 등 여러차례에 걸쳐 의뢰인이 맡긴 자금을 서 변호사와 관련이 있는 투자회사인 'JN 인베스트먼트'의 계좌에 송금했다.
WSBA에 따르면 서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N모 사무장도 같은 시기에 의뢰인에게 알리거나 허락을 받지 않고 의뢰인의 자금계좌에서 1만9,674달러를 인출, 서 변호사의 채무를 갚는데 사용했다.
또한 2009년 12월 7일에는 'JN 인베스트먼트'의 자금 11만5천달러를 서 변호사 자신의 신탁계좌로 송금했다. 이 역시 'JN 인베스트먼트' 투자자들에게 알리거나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WSBA에 따르면 사업체 구입을 통해 E2 비자를 취득하려던 한국인 A모씨 부부는 2007년 3월 서 변호사에게 케이스를 의뢰, 데니스 레스토랑을 23만달러에 구입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서 변호사는 A씨 부부에게 변호사 비용 5천달러를 포함해 총 30만5천달러를 자신의 신탁계좌로 송금할 것을 요구, 이들 부부는 2007년 4월 이 금액을 서 변호사 신탁계좌로 입금시켰다.
하지만 A씨 부부는 영어능력 부족으로 결국 데니스를 매입하지 못했다. 이어 일식당을 소개받은 A씨 부부는 이를 38만5천달러에 사기 위해 추진했으나 서 변호사가 예치된 30만달러 가운데 4만달러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클로징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서 변호사는 클로징이 되지 않은 이유를 A씨 부부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았다.
WSBA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2007년 12월부터 2008년 2월 사이에 나머지 26만달러도 다른 용도로 사용했지만 A씨 부부에게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E2 비자를 소지한 A씨 부부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2009년 4월 시택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낭패를 겪었다. 이민국 입국심사관에서 일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진술했으나 심사관의 확인결과, 이 식당에 A씨의 소유권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WSBA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A씨 부부에게 30만달러를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지불약속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A씨 부부는 변호사를 고용해 회수노력을 했으나 서 변호사는 2012년 4월 파산신고를 했다.
WSBA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A씨 부부는 결국 허위로 E2 비자를 받은 것으로 간주돼 미국 재입국이 불가능한 상태다.
또한 한국인 P모씨도 2006년 10월 유사한 케이스로 E2 비자를 받기 위해 인쇄소 '포토 프로'의 매입을 서 변호사에게 의뢰하고 20만달러를 서 변호사 신탁계좌에 송금했다.
서 변호사는 이 자금으로 'JN 인베스트먼트'를 설립, 자신의 동생(또는 형)을 부사장에 임명했다. 하지만 P씨 부부는 동생을 전혀 모르고 그를 'JN 인베스트먼트'의 관리인으로 요청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WSBA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동생을 통해 JN을 실질적으로 관리했다. 서 변호사가 작성한 서류를 통해 동생에게 '포토 프로'의 매각이나 매각에 관한 모든 서류를 집행할 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서 변호사는 2006년 10월 '포토 프로' 구입을 바탕으로 P씨의 E2 비자 취득을 위한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하지만 P씨 사업에 동생이 개입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 P씨의 서면 동의서를 받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P씨는 2006년 11월 이민국으로부터 E2 비자 승인을 받았다. '포토 프로' 매입은 클로징되지 못했지만 서 변호사는 클로징이 되지 못한 이유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았다.
서 변호사는 2006년 12월 P씨가 송금한 20만달러를 신탁계좌에서 인출, 서 변호사가 'JN 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계좌에 입금시켰다.
WSBA에 따르면 이어 2007년 1월경 서 변호사는 개인적인 용도로 P씨 부부로부터 50만달러를 빌리고 이에 대한 약속어음(promissory note)을 준비했다. 이 약속어음에는 이자지급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결국 서 변호사는 P씨 부부에게 빌린 돈의 일부를 갚았다. 서 변호사는 파산신청서에 P씨에 대한 채무를 49만5천달러라고 기재했다.
WSBA에 따르면 현재 서 변호사는 A씨 부부 및 P씨 부부와 채무상환에 대한 법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WSBA는 서 변호사는 이같은 행위로 A씨와 P씨에게 큰 피해를 가져다 줬다고 지적하고 이는 이기적인 동기의 다중 범죄로 서 변호사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서 변호사는 WSBA의 이같은 결정에 항의, 워싱턴주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결국 기각돼 지난 3월 31일부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관련기사: WSBA, 변호사 부정 행위에 따른 피해자에 7만달러까지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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